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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지중해에서 상처입은 거북이 구출작전 1편 갭이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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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게으름이 아닌 여유가 넘쳤고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할 줄 알았다. 물론 그들이 모두 배부르게 잘 살진 않았다. 하지만 주머니가 가득 차야 행복할 수 있다는 한국인의 사상과는 달리 그들은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자신이 가진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여기고 그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 그리스, 지중해에서 상처입은 거북이 구출작전 갭이어 후기

    김준형 갭이어족 갭퍼/4주간의 갭이어

     

     

     

     

     

    # 이 생활에서 벗어나 생각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었고 고민하는 시기에 갭이어를 알게 되었다.

     

     

     

     

    지난 1년을 일, 공부에만 매달려 살았고 목표는 있었지만 내 목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이 생활에서 벗어나 생각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었고 고민하는 시기에 갭이어를 알게 되었다.

     

    동물을 전공하였고 이와 관련된 일도 적게나마 하였다. 하지만 동물 관련 일이 내가 동물을 좋아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일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단호하게 진로를 변경하였다. 여전히 동물을 좋아하고 아직 남은 미련을 떨치지 못하여서 갭이어를 가지는 동안 다시 동물관련 일을 경험하고 싶었다. 그저 이 동물 관련 일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 난 오히려 이 이질감 덕분에 더 로맨틱해 보였던 것 같다.

     

     

     

     

    처음 구조센터에 도착하였을 때는 그저 이 환경이 마음에 들었다. 구조센터의 바로 앞은 약 10m떨어진 바다였고 반대편은 개인소유의 배선착장이었다. 

     

    군대를 해안소초를 다녀온 탓인지 군대와 비슷한 느낌도 들었지만 시설은 좋지는 않은 편이었다. 사무실, 샵, 봉사자들의 생활공간 등은 기차를 리모델링하여 만들어졌다. 겉보기에는 로맨틱해보이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난 오히려 이 이질감 덕분에 더 로맨틱해 보였던 것 같다. 

     

     

    # 조금은 과감하고 냉정하게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거북이를 위한 일이다.

     

     

     

     

    업무는 위험하다고 말 할 수 있는 요소가 조금 있었다.

     

    첫째로 거북이의 무게가 평균이 40kg로 아주 무거운 거북이는 60kg를 넘어갔다. 혼자서 드는 것은 물론 불가능하고 둘이서 같이 들어도 거북이가 몸부림을 치거나 물거나 하면 충분히 위험할 수 있다. 힘이 약한 여자 봉사자에게는 이 부분이 가장 힘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거북이 중에는 잘 무는 거북이도 있고 발톱은 물론이고 등껍질이 부서져서 날카로운 경우도 있다. 2주차가 지나며 일에 익숙해지면서 조그만한 상처가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만약 살이 깊게 파인 경우 한동안 거북이를 들기조차 겁이 난다. 나는 한동안 이 상처들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일을 회피한 적도 있었다. 

     

    이 외에는 기본적인 거북이 씻기기, 거북이 탱크 청소, 상처 치료하기, 튜브피딩(관을 식도너머로 삽입하여 먹이를 먹임), 주사 또는 링겔 맞추기 등이 있다. 우선 거북이를 샤워시키고 탱크를 청소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누구든 수월하게 할 수 있다. 그 외에 나머지는 직접적으로 거북이를 상대로 치료를 하는 업무인데 그 중에 튜브피딩이 가장 힘들 수 있다. 

     

    긴 관을 거북이의 입 안으로 넣어서 식도 깊숙한 곳까지 삽입을 하는 과정이 절대 쉽지 않다. 거북이가 괴로워하고 육중한 몸으로 몸부림을 치면 들어갔던 튜브가 다시 빠져나오기도 하고 괜히 마음이 약해져서 일단 빼려고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빼버리면 거북이는 방금 전의 그 고통을 또 겪어야 한다. 그래서 힘들고 괴로워하더라도 조금은 과감하고 냉정하게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거북이를 위한 일이다. 

     

    나는 사실 튜브피딩보다 주사가 조금 더 어려웠다. 다행히 실수안하고 잘 해냈지만 처음 몇 번은 주사를 넣을때마다 나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

     

     

     

     

    3주차 시작할 쯤에 새로운 이탈리아인의 남자 봉사자가 왔다. 그는 정말 활발하고 뛰어난 사교성을 가져서 사람들과 금방 친해졌다. 

     

    겉보기에는 천진난만하고 다소 아이처럼 행동할 때도 있지만 사실 아주 성숙하고 속이 깊은 사람이었다. 많은 그리스 봉사자보다 이 이탈리아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언젠가 또 만날 약속을 하고 지금도 SNS를 통해 소식을 주고받는다.

     

     

    #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오히려 모순이었다.

     

     

     

     

    3주차가 지나면서 기관에 있는 많은 봉사자들이 센터에 모여서 함께 바비큐 파티를 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었고 한 두 번씩 틈틈이 와주는 봉사자들 모두 포함해서 약 10명 정도의 인원이 참여했다. 대부분의 봉사자들은 베테랑으로써 나처럼 한 달씩 봉사하고 가는 사람들과는 다른 부류였다. 그 사람들은 진심으로 이 기관을 소중히 여기고 한 가지라도 더 보탬이 되고 싶어 했다. 

     

    여기서 많은 얘기를 들으며 이 기관이 국가의 지원없이 잘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나의 봉사단체를 넘어 각 흩어져있는 그리스의 섬들로부터 바다거북이를 지키기 위한 마음으로 모인 공동체였다. 

     

    그들과 여러 얘기를 나누며 한 가지 사실을 더 알 수 있었다. 그리스의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그 나라의 이미지마저 깎아내려서 생각할 수도 있다. 나 또한 그리스에서 며칠을 지내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게으름이 아닌 여유가 넘쳤고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할 줄 알았다.

     

    물론 그들이 모두 배부르게 잘 살진 않았다. 하지만 주머니가 가득 차야 행복할 수 있다는 한국인의 사상과는 달리 그들은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자신이 가진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여기고 그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이렇게 자리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며 처음으로 그리스에 조금 더 지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테나를 벗어나 인적이 드문 먼 곳의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그들은 이 현지인들보다 힘들고 어려울 텐데 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여유가 있을지 궁금했다. 

     

    아테네의 모습만으로는 그리스가 IMF국가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한 달이면 충분히 그리스에 대해 배우고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50%정도밖에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오히려 모순이었다. 

     

    그리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는데 단순히 아테네에서만의 생활로 그리스의 전체를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 후에 이 프로젝트 또는 그리스 관련 프로젝트를 신청할 기회가 있으면 조금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준비를 하려 한다. 다음 일정에는 꼭 섬을 한 곳이라도 포함시켜서.......

     

     

    # 나는 이번 갭이어에서 오히려 고민거리를 하나 만들어 온 셈이다.

     

     

     

     

    이 기관의 매니저는 현재 동물원일과 이 센터의 일을 병행하고 있다. 그녀는 센터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꼭 시간을 내어 들러서 해결하는 등 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은 정말 이 일을 좋아하고 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다고 말을 하였다. 

     

    나 역시 목표가 있지만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이 목표를 이루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나의 진전속도가 느린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목표라는 단순 껍질만 설정했을 뿐 그 속에는 전혀 다른 것이 들었는지, 비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번 갭이어에서 오히려 고민거리를 하나 만들어 온 셈이다.



    김준형님의 그리스 이야기 이어보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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