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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할 수 있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캄보디아 의료 봉사활동 1편 갭이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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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이렇게 느끼면 어떡하지 이렇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오해하면 어떡하지. 내 의식은 현재 나가 아닌 타인에게 머물러 있었다. 현재의 시간이 아닌 다른 차원의 시간에 머물러 있었다. 현재를 놓쳤고 나를 잃어버렸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캄보디아 의료 봉사활동/양효원 갭이어족 갭퍼/4주간의 갭이어

     

     

     

    # 보건의료계역 종사자 혹은 학생들에게 정말 적합한 봉사라고 생각한다.

     

     


    (함께한 사람들)
    같이 숙소를 사용하는 그룹은 18부터 34세까지 다양했다. 같이 방을 쓰던 28살 미국인 메이트는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심리치료쪽을 꿈꾸고 NGO활동이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갭이어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34살 프랑스 메이트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유사한 일을 하고 있고 2주 휴가 겸 가벼운 마음으로 고아원봉사를 왔다고 답했다. 

    캄보디아 관광과 크리스마스 파티 등 참가자들이 활동기간 동안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현지 매니저들과 편견 없이 같은 사람으로서 편하게 대해준 다국의 참가자들과 함께한 1달은 온전히 나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주요 활동)
    외과병동에서 봉사 했으며 현지 의료진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환자 드레싱 교환과 주사를 놓았다. 
    보건의료계열 종사자 혹은 학생들에게 정말 적합한 봉사라고 생각한다. 

     



    # 마음 속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첫째 주, 새벽에 도착한 후 잠을 많이 설쳤다. 설렘 반 두려움 반. 룸메이트가 없었기 때문에 아침에 방 밖으로 스스로 나가는 것도 나에게는 엄청난 공포였다. 나가는 순간 마주할 외국인 친구들이 너무 낯설었고 그래서 너무 무서웠다. 아마 30분 이상 방문 앞에서 고민했던 것 같다. 그리고 고민 끝에 방문을 열고 나갔다. 

    1층으로 내려갔고 누군가가 내려와서 식탁에서 나와 마주할까 무서웠다. 계단에서 내려오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해야 하는데 내 인사를 안 받아주면 어떡하지 목소리가 안 나오면 어떡하지 내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못 들으면 어떡하지 수많은 생각에 더 무서웠다. 

    결국 고개를 푹 숙이고 밥을 허겁지겁 먹었고 방에 올라가서 하루종일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 한 달을 어떻게 버티지란 걱정에 입맛도 없었다. 그렇게 하루가 흐르고 이튿날에는 나와 마찬가지로 새로 들어온 타국친구들과 OT를 가졌다. 

    옆에 앉은 친구가 아무렇지도 않게 한국에서 왔니? 새벽에 들어왔지? 등등 아무렇지도 않게 질문을 해줬다. 너무 긴장해서 응. 이라고 답변밖에 하지못했다. 무엇보다 이전에 이렇게 영어를 많이 들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란 두려움이 내 머리 속에 가득해서 여유있게 사고할 수도 없었다. 

    내가 "응"이라고만 대답했는데 관심없구나 라고 착각하는거 아닐까 마음 속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너도 어제들어왔니? 라고 뒤늦게 물어봤고 그 친구는 "응"이라고 대답했다. 아 미치겠다. 얘 완전히 나한테 이제 관심없구나.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 엉뚱한 질문을 하는 외국 친구들을 보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


     


     

    OT는 영어로 진행되었고 절반만 알아들은 상태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나와는 상반되게 다른 친구들은 많은 질문을 던졌다. 그 중 저런 질문을 왜하는거지 싶은 질문들도 몇 개 있었는데 예를하나 들어보겠다. 캄보디아는 식사를 남기는 것이 예의가 아니란 설명에


    "식당에 가서 가서 음식을 남겨도 되는 건가요?"


    저 질문을 하는 친구를 보며 저런 뻔한 질문을 왜하는거지 이 친구들은 그냥 생각나는대로 얘기하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가능하지 내가 돈을 지불한건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 질문을 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라면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어이없게 받아들여질까봐. 예상대로 현지 매니저는 웃으며 당연히 그런 음식은 남겨도 된다고 단, 초대받을 시 남기지 않도록 먹을 만큼만 덜어서 먹으라고 얘기해주었다. 덕분에 설명이 구체성을 띄게 되었다.

    난 그런 질문을 해본 적도 없고 떠올릴 수도 없었는데 저런 엉뚱한 질문을 하는 외국 친구들을 보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 캄보디아 정수시스템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식당이나 카페 내 물이나 스무디 같은 것은 마셔도 되는 것인가. 등등 상당히 구체적인 질문을 매니저에게 던지면서 난 예상 외의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질문하여 스스로를 채우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질문 리스트들은 감히 나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들이 많았다. 허를 찌르는 그런 질문들. 

    난 그저 듣고 수용한다. 아 그렇구나 모르면 직접적으로 묻지도 못한다. 주변 친구들에게 묻기 바쁘다 혹은 그것마저 할 수 없을 때는 군말없이 따라한다.



    # 저 솔직함이 너무 부러웠다.


     


     

    OT후 점심을 먹으로 툭툭이로 이동하면서도 아이들은 서로 농담을 던지고 매니저에게 저 건물은 엄청 크네요. 분명 돈이 엄청 많은 부자들만 사는 곳이겠죠 식의 생각나는대로 말로 표현한다. 난 그냥 침묵을 지킨다.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조용하게 있다가 갑자기 입을 여는 것도 웃긴 것 같고. 그렇게 조용히. 크메르 음식 (캄보디아 음식)을 하는 고급 레스토랑에 갔다. 가게 인테리어도 멋지고 음식도 너무 이색적이라 사진으로 담고 싶었는데 차마 담지 못했다. 소심하게 가게 인테리어를 조금 찍었다. 다른 친구가 음식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잠깐 기다려달라고 얘기한다. 저 솔직함이 너무 부러웠다.

    난 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행동조차 하지 못하는까. 점심식사 후 OT, 식사 시간 내내 조용하게 있었던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답답하게 느껴져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할 수 없는 내 자신에게 너무 속상해서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너무 막막해서 침대에 누워서 울었다. 

    그렇게 혼자 숨죽여 울고 있는데 현지 매니저가 들어왔다. 이번주 시엠립에 가고 싶다고 은연중에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가는 팀이 있는데 합류하고 싶냐고 물었다. 기억하고 챙겨주는 Mey가 너무 고마웠다. 2층 응접실에서 이탈리아에서 온 카밀라를 만났다. 너무 친절했다. 금새 나의 기분은 너무나도 좋아져있었다. 

    난 타인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다만 친해지는 과정을 두려워한다. 친해지면 다행이지만 타인이 나를 싫어하면? 회상해 보면 내가 먼저 다가가서 나를 싫어했던 사람은 없었다. 내가 지레 겁이 나서 저 사람과는 난 어울릴 수 없겠다란 생각에 먼저 멀리했던 기억들 뿐. 

    그 후에 용기를 내서 몇몇 외국인 친구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보았고 다들 너무 친절했다. 나를 좋아할까 나를 싫어할까 말을 걸까 무시당하면 어떡하지 수 많은 생각을 뒤로 하고 그냥 소심하게 나를 그들에게 표현했고 난 행복해졌다. 행동 뿐이 결과를 낼 수 있다.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행 기내에서 보았던 영화 몬스터콜의 대사를 인용하고자 한다.

     


     

    결국은 말이다 네가 생각하는 건 중요치 않아
    네가 하는 행동이 중요한 거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방금 한 것처럼 해 진실을 말하면 된다.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
    넌 말할 바에는 차라리 죽겠다고 했어.

     


    # 난 그냥 셰도우 닥터 정도 수준의 활동을 생각하고 갔는데 드레싱 교환이라던가 주사라던가 실제 사람에게 실습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OT 다음날 캄보디아 입국일로부터 2일 후 드디어 현지 병원에 첫 봉사를 나가게 되었다. 모든 의료진들이 유일한 동양인인 나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서 봉사한 경험이 있다. 또 가고 싶다. 사진까지 보여줘가면서 그 당시 봉사했던 병원사진, 한국인 친구들 사진 등등을 보여주면서 나에게 친밀하게 대해줬다. 

    화요일 목요일 마다 아침에 큰 회진을 돌기 때문에 병원 도착 후 1시간 가량은 할 게 없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병원 내 레지던트들도 소개시켜주었다. 너무 편안했다. 내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다들 나에게 거리낌없이 솔직하게 대해주니까.

    난 그냥 셰도우 닥터 정도 수준의 활동을 생각하고 갔는데 드레싱 교환이라던가 주사라던가 실제 사람에게 실습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처음에 한번 해볼래? 라고 얘기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감히 내가? 그러다가 환자에게 피해주면 어떡하지? 나 술기과정도 전혀 기억안나는데 그냥 구경만 하면 안되나. 정말 공포스러웠다. 그 상황이. 

    나에게 되물었다. 왜 안하려고 해? 도와줄게 해봐 당연히 나의 첫 실습은 엉망진창이었다. 내가 괜스레 환자에게 미안하고 이런 미숙한 모습을 더 이상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날 너무 엉망이라고 생각할까봐 사실 그게 제일 두려웠다. 

    드레싱 교환은 점차 익숙해져서 할 수 있었지만 주사는 봉사 마지막 날까지 차마 재도전하지 못했다. 나에게 해볼래라고 끊임없이 의견을 물어봐주었지만 너무 두려웠다. 그래 결국 하지 못한 것이 결과다.



    # 처음으로 이런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 주, 다른 의사 밑에서 실습을 하게 되었다. 정말 많이 혼났다. 이전에는 혼난 적이 없어서 많이 불쾌했다. 많이 의기소침해졌다. 다시 그 의사를 보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 내일 어떻게 얼굴보지. 미숙하게 실습했던 당시 상황들이 떠오를 때마다 구역질에 몸이 떨렸다. 다시 회상하는 것이 너무 수치스러웠다. 

    병원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 메스꺼움을 참고 상황에 직면해보기로 결심했다. 핸드폰 녹음기를 켜고 길을 걸으면서 나의 생각을 말로 꺼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이런 고민을 했다. 난 왜 나의 취약한 면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난 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가. 

    왜 스스로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착각 속에 살고 싶어 하는 것인가. 왜 현실을 보려고 하지 않는가. 그렇게 살아서 인 것 일까 캄보디아에서 생활하면서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당하게 지낸 적이 많지 않은 것 같다. 

    항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이렇게 느끼면 어떡하지 이렇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오해하면 어떡하지. 내 의식은 현재 나가 아닌 타인에게 머물러 있었다. 현재의 시간이 아닌 다른 차원의 시간에 머물러 있었다. 현재를 놓쳤고 나를 잃어버렸다.


    2편 이어서 보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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