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 그곳에서 살고 싶다 갭이어스테이 후기

작성자: 송다혜
국가/도시: 유럽/이탈리아/피렌체
조회수 : 3211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할 수 있는지를.. 하지만 대화를 하다 보니 "정말 지금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아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라는 말을 공감하게 되었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과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것과 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이탈리아 피렌체, 그 곳에서 살고 싶다/8주간의 갭이어

- 참가 전 영어실력은 일상회화 조금

- 귀국 시의 영어실력은 일상회화 조금

- 참가 시 문제없음

- 언어에 대한 나만의 조언

한인민박이기 때문에 한국어만 사용을 했다. 밖에 나가서가 문제인데, 이탈리아 사람들이 대부분 영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를 간단하게 배워간다면, 이탈리아의 문화를 이해하고 생활하는데 있어서 더 편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 요즘에는 인터넷이나 앱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그것을 활용해 공부를 한다면 충분할 것이다.

- 숙박장소 : 민박

- 숙박 시설에 대한 나만의 조언

숙박시설은 깨끗하고, 수용인원도 많지 않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기본적인 생활용품(드라이기, 건조대, 옷걸이 등)도 거의 있다. 당연히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 사람을 위해 사용을 하고 난 뒤, 바로 제자리에만 놔둬주면 된다. 기본적인 사항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조언할 것은 없다.

- 없어서 곤란했던 물건

유럽은 물의 질이 좋지 않고, 건조한데 오일이나 수분크림 등을 챙겨가지 않아서 좀 곤란하였다.

- 있어서 편리했던 물건

휴대폰은 있어서 편리하기도 했고, 곤란하기도 했던 물건이다. 유럽은 대부분 와이파이나 3G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나, 정보를 찾아야 할 때 와이파이나 3G가 잘 되는 곳이라면 편했지만 잘 되지 않는 곳에 가면 더 화가 나고 불안감을 주었던 물건이다.

준비물에 대한 참가자로서의 차기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나만의 조언

특별히 챙겨가라고 조언할 것은 없으나, 외국에 나가서까지 공부를 하려고 토익, 스피킹 책 등을 가져가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하지 않은 것은 외국에서 더더욱 하지 않는다. 가져간다면 짐만 될 뿐이다. 토익책 대신에 그 나라의 언어, 문화에 관한 책을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참가한 갭이어 프로그램을 통해서 : 좋았던 점․감동을 받은 점, 배운 것, 깨달은 것 등

갭이어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난 사람들 혹은 함께 한 사람들이 있다면?

주인 언니를 통해서 요리를 하는 사람과 가이드가 꿈인 사람을 만났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한국을 떠난 것도 처음이고, 외국 생활이 어려웠던 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해주고, 많은 도움을 준 주인 언니에게 감사하다.

ⓒKorea Gapyear

이후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가할 참가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우선순위를 모르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 다 해야 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기에 앞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아무리 이 프로그램이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성인이라는 단어에는 책임감, 배려심, 유연한 상황대처 등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을 하면서 손님들의 입장이 되어 무엇이 필요한지, 불편함이 없는지 등에 대해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다 하고, 여가 시간에 시내 또는 근교도시 등을 여행하면서 문화를 배우고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세워두고 프로그램을 참가해야 한다!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과 참가 후를 비교해 본다면?

한국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여유라는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밖에 나가지도 않고 하루 종일 TV 아니면 컴퓨터였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밖으로 나갔을 때의 즐거움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잔디밭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를 느끼며 정말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오로지 취업걱정이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꿈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나, 자신이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 주었다.

갭이어 기간 동안 자신만의 여행 루트 혹은 추천 장소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피렌체는 작은 도시기 때문에 반나절이면 충분히 다 볼 수 있다. 그래서 손님이 없는 날이거나 주인언니가 휴가를 줄 때면, 근교도시를 많이 여행했다. 피렌체를 제외하고 총 16개의 도시를 여행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골목골목이 정말 예쁜 산 지미냐노와 아씨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바다를 가고 싶다면 비아레쪼와 나폴리를 추천한다. 이 네 곳의 도시는 꼭 가보길 적극 추천한다.

또한 로마는 최소한 5일은 머물러야 한다. 큰 도시기 때문에 바티칸 투어, 남부 투어 등의 투어로 2-3일을 보내게 되며, 이동 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로마는 여행 일정을 잘 계획하여야 한다.

피렌체에서 보낸 나의 갭이어 이야기

"피렌체, 그곳에서 살고 싶다." 이 프로그램의 타이틀처럼 정말 피렌체는 그곳에서 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골목골목마다 두오모를 볼 수 있고, 거리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그림 그리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예술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피렌체의 두오모는 "냉정과 열정 사이"로 유명한 곳이다. 여러 도시를 여행 하다 보니 왜 굳이 피렌체의 두오모를 배경으로 하였는지를 알 수 있었고, 책과 영화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밀라노, 베로나 등에 있는 두오모가 과연 아오이와 준세이의 극적인 만남을 표현해낼 수 있었을까.. 단언컨대 피렌체니깐 가능했다. 화려하면서도 수수한 느낌이 나는 것이 볼 때마다 감탄사를 나오게 만들었으며, 특히 지오또의 종탑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두오모는 정말 아름답다. "아름답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아까울 정도다.

왼쪽 위(밀라노의 두오모), 아래(베로나의 두오모) / 오른쪽 위,아래(피렌체의 두오모) ⓒKorea Gapyear

피렌체에서 또 유명한 것은 바로 "가죽"이다. 가죽 시장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차오~ 벨라"라는 말을 수없이 듣게 된다. 한국말로 하면 "안녕~ 예쁜이"로 해석이 되는데, 주인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아무에게나 하는 말이지만 들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물건을 살 때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50% 이상은 무조건 깎아서 사야 한다.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소심하게 깎아달라고 했는데, 사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인과 협상을 하고 있었다. 깎아서 물건을 샀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면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피렌체의 유명한 장소와 특산품을 얘기하다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다시 석 달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갭이어 자기소개서 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 후기를 쓰고 있다. 갭이어를 신청하기 전에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부터 시작해서 수만 가지의 고민을 했던 순간, 마음을 다잡고 하기로 결정을 내렸던 순간, 목표와 각오를 절대 잊지 말고 나만의 "Life Story"를 만들고 오자고 다짐하던 순간, 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현재를 만들고, 미래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순간순간들이다.

ⓒKorea Gapyear

이러한 순간들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여유와 자유"의 참된 의미를 알게 해 준 것이다. 한국에서는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았다. 처음 휴학을 하고 일주일 정도는 행복했었다. 하루 종일 TV, 컴퓨터, 스마트폰을 하면서 자고 싶을 때 자고, 놀고 싶을 때 놀면서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시간이 정말 여유롭고 드디어 나에게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했다. 방학되면 항상 누리던 것들인데 왜 휴학을 하고 처음 이런 시간들을 가진 것처럼 행복했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한심하고 어이가 없지만 이러한 시간들이 있었기에 갭이어를 신청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로 인해 참된 "여유와 자유"를 알게 되었다.

물론 굳이 외국이 아니라도 한국 어디서든 마음만 먹는다면 찾을 수도 있었겠지만, 절대 한국에서는 찾을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길거리 공연, 물론 한국에서도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유흥업소나 음식점 주위에서 많이 한다. 그것도 서울 쪽으로 가야 종종 볼 수 있다. 이탈리아도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하지만 사람들이 들으면서 쉴 수 있는 곳, 즐길 수 있는 곳에서 한다. 노래를 들으며 맥주를 마시면서 사람들 구경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눈감고 음악 감상만을 할 때도 있다. 이 사람의 노래가 질리면 장소를 옮겨 듣기도 할 정도로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한다. 관객들과 소통을 하면서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길거리 공연 중인 할머니 ⓒKorea Gapyear

특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는데, 할머니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옷을 입고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는 공연인데 한국에서 이렇게 했다면 인상을 찌푸리고, 나이 값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위 사진의 표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유롭게 모든 것을 표현하고, 보는 사람들도 그 자유를 함께 즐기고, 춤도 추며 여유를 만끽한다.

우리 나라는 너무 보여주기 위한 일터가 많다. 이러한 선입견들을 나 역시 갖고 있었지만 그 틀을 완전히 깨고, 새로운 시선과 생각들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갭이어는 나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고, 새롭고 소중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Life Story"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는데, 목표 달성도 하게 되어 기쁘고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또한 새로운 인연들도 만나면서 인생이야기도 듣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지금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인지를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A4 한 장에 그 간의 경험들을 표현한다는 것이 어렵고 한계가 있지만, 이렇게 쓰다 보니 추억이 떠오르고, 그 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그 추억이 깃든 곳에 다시 한 번 가고 싶다. 그리고 언제가 되었든 꼭 다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