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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산, 갭이어스테이 후기 :: 열정 넘치는 제2의 도시
등록일
ad***
작성자
노윤*
등록일
2015.03.26
조회수
1687


 

갭이어 프로그램이 끝난 지금은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 그래서 두려운 건 같지만 흥미진진하다. 진짜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단단해졌다. 조금 격하게 표현하자면 '세상아 그래 붙어보자' 하는 깡이 생겼다고나 할까. 하하

 

-부산, 갭이어 스테이 :: 열정 넘치는 제2의 도시/노윤정 갭이어족 갭퍼/4주간의 갭이어

 

 

 

 

휴학 1년, 워킹홀리데이 1년. 남들보다 2년이다 뒤쳐졌다. 어떡하지? '

 

이제는 어디 물러설 데도 없고, 우선은 취업이나 해야겠다. 근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발버둥쳐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쪼개어 참여한 게 부산, 갭이어스테이 프로그램이었다. 말그대로 1년 동안의 Gap Year를 보내고 싶었지만, '이미 세상의 기준에 비하면 2년이나 뒤쳐졌는데...' 하는 조바심에 그저 소심한 반항을 한거였다.

 

5년쯤 전부터 나중에 따뜻한 곳에서 살거라고 노래를 불렀다. 그게 국내든 물 건너든 상관 없었다.

그리고 요 몇년 사이 부산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부쩍 많이 했다. 따뜻한 날씨도 좋았고 바닷가도 좋고, 제대로 여행을 가 본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냥 부산이 좋았다.

 

그래서 '부산이든 서울이든 취업할 수 있으니까 생활비가 따로 들더라도 부산에서 살아볼까' 하는 마음으로, 한 달 동안 갭이어를 가지며 지내보고 마음에 들면 부산에서 취직을 하려고 갭이어스테이를 신청했다.

 

 

 


 

 

 

 

OT. 오리엔테이션. 형식상 하는 건 줄 알았다. 게다가 나는 달랑 한 달짜리 프로그램이니 더더욱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갭이어에서 OT를 받기 전까지는 한 달 부산에서 살아보고~ 여행도 하고~ 마음에 들면 여기서 살아야지~ 하는 태평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오리엔테이션을 그런 방법(?)으로 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형식상의 OT가 아니라 갭이어를 갖는 이유부터 되짚어 본 시간이라 다 적을 수는 없지만, 나에게 원래 계획인 취업이 아닌 다른 제안을 하셨다. 내가 일할 분야의 선배들을 될 수 있으면 많이 만나보고 이야기를 듣고 부산에 내려가서 갭이어를 보내며 그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것.

 

만난지 1시간도 되지 않은 나를 지지해주는 것도 놀라웠고, 나에게 해주신 이야기들 때문에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집에 오는 내내 가슴이 쿵쿵 뛰는 한편, 이런 생각도 들었다. '너무 허황된 이야기가 아닐까?'

어쨌거나 어려운 일도 아니니 선배들을 만나보고 부산에 내려가서 생각하기로 했다. 갑자기 생각 외의 방향으로 흘러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됐고, 부산에서 지내는 내내, 여행하는 내내 머리가 핑글핑글 했다.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 가까이 지내서 누구보다 나를 잘 아시는 모 회사 대표님께 SOS를 청했다.

그리고 들려온 까똑 소리 

 

'잘 할 수 있는 사람도 많이 없지만,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머리로 생각만 하는 건 소용없지ㅎㅎ 

외국이든 한국이든, 실패든 성공이든 실행해야 결과를 알 수 있지. 생각만 하는 건 항상 실패야~'

 

몇 달 전 SNS에 썼던 글이 문득 떠올랐다. '못 먹어도 고!' 라고, 그때도 대표님은 'GO! 하면 먹을 수 있다는 것!' 이라고 하셨다.

 

그렇게 머리를 개운하게 비우고 나를 믿기로 했다. 여행을 하면서도 나 자신에게 다짐에 또 다짐을 했다.

갭이어 프로그램은 끝났고, 나의 Gap Year는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조금은 무섭고 두렵지만 2015년은 많이 배우고 깨닫고, 크게 성장하는 흥미로운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나답게. Be Yourself! 하는 'Gap year'를 보내시길 :)





그리고 덧붙이는 게스트하우스 생활

아침 11시 즈음, 눈을 뜨고 이모님께서 준비해주시는 아점을 먹고, 마당을 쓸며 잠을 쫓아낸다.

게스트들이 묵고 간 방을 청소하고 나면 어느덧 2시, 마지막으로 빨래를 널면 오늘치 밥값은 한거다 :D 하하


초반에는 부산 여행을 많이 했다. 가고 싶은 곳 리스트를 만들어서 찍- 그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느 정도 둘러보고 나니 게스트하우스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제는 다른 게스트를 맞이하며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 보고, 지하 DVD 룸에서 일하는 동생이랑 영화도 보곤 했다. 살면서 이렇게 여유로운 때가 있던가 싶으면서 자발적 백수인 기분이 좋았다. 허허


나중엔 게스트하우스 식구들이랑 정이 붙어서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고 힘들었다. 떠나기 전 날 함께 있던 동생과 밤에 갔던 태종대. 그곳에서 스치던 바람도 잊을 수 없고, 스탭들끼리 막걸리 한 잔 하고 내 방 한 침대에 구겨져서 잤던 날의 추적추적 빗소리도 너무 좋아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고, 나중에 내가 목표했던 만큼. 딱 그만큼을 이루고 다시 와서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용궁사 풍경




갭이어 기간 동안 알게된 나만의 부산 여행 루트

좋았던 곳을 세 군데 꼽자면 순서대로 해동용궁사태종대동백섬. 이렇게 추천해드리고 싶다.

용궁사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한 시간 반정도 걸렸지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좋았다. 게스트들이 좋은 곳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1순위로 알려드렸던 곳. 바다 바로 앞에 절이 있는 게 정말 멋있다.


태종는 부산에 지내는 동안 세 번을 갔다. 일몰도 좋고, 조개구이도 맛있다. 마지막으로 갔을 때는 밤이었는데 등대를 보면서 그동안 부산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정리했다.


루트로 설명하자면 남포동에서 출발. 아침에 송정해수욕장에서 일출을 보고, 용궁사까지 걸어갔다(2-30분 소요). 

걷는 걸 좋아해서 동백섬에 간 날은 그 곳을 구경하고 해운대를 거쳐서 달맞이 고개까지 슬렁슬렁 걸어갔다(동백섬 누리마루도 정말 아름답다!).





송정해수욕장의 일출

 



참가를 고려하는 분들을 위한 Tip?!

몇 가지 목표를 세우고 갭이어 기간 동안 몰두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꼭 바쁘게 지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떻게 갭이어를 보내든지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겠다는 마음을 먹고, 그 초심을 기억한다면 갭이어 기간동안 느끼고 경험하는 폭이 넓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갭이어는 남이 꾸며주고 계획해주는 시간이 아니기때문에 자신이 느끼려고 하는 만큼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각자의 순간을 의미 있게, 빛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갭이어 프로그램의 좋았던 점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그 외의 시간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어서 좋았고, 프로그램 시작 전에 OT를 통해 갭이어 기간을 잘 보낼 수 있게 도움을 받아서 감사했다.


한 달 동안 한량처럼 늘어져서 바쁘게 지내온 그간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그려보며 숨 고르기를 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다음에 부산에 오면 지금이 생각나서 기분이 묘할 것 같다.





남포동 트리 축제




갭이어를 갖기 전과 후

참가 전에는 부산에 대한 설렘은 있었지만, 사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있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갭이어 프로그램이 끝난 지금은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 그래서 두려운 건 같지만 흥미진진하다.

진짜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더욱 단단해졌다. 조금 격하게 표현하자면 '세상아 그래 붙어보자' 하는 깡이 생겼다고나 할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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